1. 무엇을 먹을까?
독일에서 외식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떤 메뉴가 좋을까? 독일하면 떠오르는 음식들은 슈바인학센, 슈니첼, 커리부어스트 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독일에서 유명하다는 음식을 매일 먹을 수는 없었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먼저 이야기 해보자. 일단 레스트랑이라는 간판이 있고 담당 서버 혹은 홀에 서버가 있는 식당은 기본적으로 가격이 좀 있다. 성인 기준 음료포함 30유로에서 50유로까지는 생각을 해야한다. 물론 이 가격은 최소라는 이야기이고 위로는 거의 제한이 없다고 봐도 된다. 개인적으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사람에게는 훨씬 더 많은 옵션이 있겠지만 그정도 가격대의 음식점은 큰도시 말고는 쉽게 찾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다음 선택가능한 옵션이 우리나로 치면 길거리 음식이나 패스트푸드 같은 종류의 음식들이다. 가격은 싸게는 5유로에서 30유로 정도로 생각하면 되고, 서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이테이블이나 그냥 길거리에서 먹게 되는 음식들이다. 흔히 케밥이라고 불리우는 음식은 독일에서는 뒈너(Döner)라고 불린다. 터키 아니 튀르키예 사람들이 독일로 많이 이민와서 독일의 식문화를 바꾼 대표적인 메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커리부어스트가 있다. 소세지 하나는 썰어서 특유의 소스를 뿌려주고 그 위에 카레가루를 뿌려먹는 음식으로 한국어로 카레소세지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소세지 하나로는 배가 차지 않기 때문에 가게에 따라 빵이나 감자튀김을 같이 주거나 판매한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맥도날드와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점이 있다. 이러한 패스트푸드점의 주문이나 시스템 전반은 우리나라와 아주 유사하고 메뉴구성도 거의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독일어가 서투른 외국인에게 드라이브 스루는 언어적으로 좀 난이도가 있었다. 저렴한 메뉴의 경우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레스토랑 위주로 설명을 추가적으로 해보고자 한다. 레스토랑은 왠만하면 먼저 예약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거의 사전 전화예약이 생활화 되어 있는 나라이다 보니 예약 없이 방문시에는 자리가 없을 확률이 아주 높다. 구글맵을 통해 식당을 검색하고 평점을 확인하고 전화예약이나 구글을 통해 예약이 가능하기도 하니 반드시 예약을 추천한다. 먼저 자리에 앉으면 늘 담당서버들이 음료주문을 먼저 받으러 온다. 어디선가 본 글에 독일 식당에서 1인 1음료는 기본 매너로 친다고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았다. 통상 우리 4가족이 가서 큰 물 하나만 시키거나 작은 물과 맥주 2잔 정도로 음료 주문을 끝낸 경우도 많이 있었다. 음료를 주문하고 나서 메뉴판을 자세히 보면서 음식을 선택한다. 빨리 골랐다면 음료를 받으면서 주문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메뉴를 고르고 있으면 담당 서버가 다시 한번 찾아온다. 단, 우리나라처럼 자주 혹은 빨리 내 테이블에 올꺼라는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독일에서는 손님이 원하는 시기에 주문을 할 권리보단 담당서버가 여유가 있을 때 주문을 받을 권리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는 음식을 다먹고 계산시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니 레스토랑에 가서 음식을 먹기로 계획했다면 항상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가야한다. 음식을 주문하고 나오게 되면 맛있게 먹으면 된다. 그리고 나서 다 먹었다면 칼이나 나이프 혹은 숟가락을 그릇위에 올려놓으면 담당 서버가 가지고 간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손님이 나가지도 않았는데 먹은 그릇을 치우는 것을 빨리 나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독일에서는 다 먹은 그릇을 최대한 빨리 치워주는게 좋은 서빙이라는 기준이라는 사실이다. 그릇을 치우면서 디저트를 먹겠냐고 물어본다. 대부분의 독일인들은 디저트까지 먹지만 한국의 식문화에서는 익숙하지도 않고 디저트까지 먹게 되면 일인당 50유로를 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즐겨 먹지 않았다.
2. 결제는 어떻게 할까?
음식을 다먹고 서버가 치우게 되고 디저트를 따로 주문하지 않았다면 내가 서버를 부르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빨리 계산하라고 재촉하지 않는다. 담당 서버를 불러 이제 계산하겠다고 해야 계산서를 준비한다. 그리고 나서 반드시 카드로 계산이 가능한지 물어봐야한다. 독일이라는 나라의 아날로그 감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지방도시에서는 카드를 받지 않는 식당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 그리고 담당 서버들이 두둡한 장지갑을 가지고 다니면서 현금으로 직접 계산을 받고 거스름돈을 준다. 그러니 우선 먼저 카드로 가능하냐고 물어보고 가능하다면 원하는 방법으로 계산하면 된다. 계산시에 팁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는데 나의 기준은 레스토랑에서 구역별도 담당서버가 분명히 있고 나의 음료와 음식들을 모두 한 서버가 가지고 왔다면 팁, 독일어로 Trinkgeld를 주었고 그렇지 않았다면 주지 않았다. 팁의 경우에 카드로 음식값에 포함해서 줘도 되고 따로 현금으로 줘도 된다. 통상 10에서 15%정도로 주면 적당한거 같다. 하지만 베를린이나 기타 대도시의 경우에는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하거나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는 경우가 많이 늘어나고 있고 이런경우에는 눈치보지 않고 팁없이 계산할 수 있는 좋은 점이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어야 한다.
3. 가성비 옵션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독일에서도 구글 평점이 좋은 음식점들은 아이러니 하게도 독일인 입장에서 외국음식들이다. 주로 아시아계 음식점들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 과거에는 일본음식점들이 그랬지만 요즘은 많이 고급화 되어 있어서 라멘집을 제외하고는 초밥이 스시집의 경우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고, 그 뒤를 이어 한국음식점이 많이 있다. 하지만 역시나 가격적으로 메리트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베트남이나 태국 요리들이 그나마 가성비 측면에서 추천할 만 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아시아음식점들이 우리의 입맛을 쉽게 맞추고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할 수 있다. 물론 개인의 식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독일음식의 대부분이 좀 짠 편이고 아시아 음식점들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전반적으로 간이 많이 쎄다. 그래서 독일 생활 적응이후에는 음식점에서 주문후에 음식이 짜지 않다면 일단 절반은 성공했다고 말을 할 정도였다. 독일에서 지내는 동안 정말 최고의 가성비 음식은 역시나 Döner였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고 빵과 고기 그리고 야채까지 다 들어있어 만족할만한 한끼를 채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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